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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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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 바그너의 죽음과 부활 (2020)

본문

이용숙 지음, 모노폴리, 2020

 

바그너의 죽음과 부활


이 책은 저자 이용숙의 2018년 서울대학교 공연예술학 박사학위 논문 「<바그너 파르지팔〉의 레지테아터(Regietheater) 연구:〈파르지팔〉은 레지테아터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했는가」를 바탕으로 다듬은 책이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총서의 한 권으로 간행하게 되면서 논문식 표현을 피하기 위해 제목을 ‘바그너의 죽음과 부활’로 바꿨다. 여기서 ‘죽음’이란 자연인 바그너의 죽음이 아니라 바그너 작품의 죽음을 의미한다. 시대적으로 의미를 상실한 바그너 음악극의 전통적 연출방식을 현대적 방식으로 바꿔, 우리 시대 오페라극장 관객들에게 바그너의 극과 음악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자는 의도로 시작한 연구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극〈파르지팔〉의 다양한 연출 분석을 통해, 오페라에 적용된 레지테아터(Regietheater)가 오페라 원작의 문제점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를 연구한다. 이론적인 면에서는 레지테아터의 현황과 미학적 경향을 고찰하고, 내용 면에서는 13세기 기사문학 작품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의〈파르치팔〉을 바그너가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해석해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었는가를 살펴본 뒤, 이 작품의 문제점들이 현대 레지테아터의 구체적인 연출 사례들을 통해 어떻게 극복되었는가를 분석한다.
 

1960년대에 서구에서 시작된 사회적 반권위주의 운동은 작가와 텍스트의 절대적인 권위를 부정하는 수용자 중심의 문화이론을 발전시켰다. 이와 더불어 가능해진 텍스트 해석의 다양성은 극작품을 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연출의 다양성으로 연계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연출가 중심의 극인 레지테아터는 연극연출가가 오페라연출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70년대에 들어 자연스럽게 오페라 분야로도 전파되었다.

연극 분야에서는 레지테아터라는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수행성과 매체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드라마가 부상했지만, 장르 형식의 복잡한 특성으로 인해 오페라 분야에서는 여전히 레지테아터가 대세를 이룬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음악 텍스트를 보존하면서 연출을 해체하는 오페라 특유의 레지테아터 전략, 그리고 역사성과 현재성 사이를 오가는 연출방식을 고찰한다.